난 좋은 엄마가 될 수 있을까 # 삶+서른넷 직장인

연애를 10년 했다.

농담처럼, 연애 10년 기념으로 결혼을 한다고 말했었다.

20대를 통째로 그 사람과 보내고, 30대에 진입하기 앞서 그 사람과 결혼한 셈이다.

 

그리고 허니문 베이비인 갑돌이가 생겼다.

늦게 가질 생각은 없었지만 예상보다는 빨랐고, 그래도 양가 모두 기대했던 아이라 기뻤다.

어차피 오랜 연애 생활 덕분에라도 신혼에 대한 로망이나 기대 같은 건 별로 없었으니, 상관 없었다.

맞다- 그러고보니 갑돌이가 생긴걸 확인하고 난 다음에도 농담처럼, 아이를 가져야 해서 호적정리하느라 결혼했다고 말했더랬다.

 

그랬던 게 벌써 32주가 되었다.

이젠 품고 있을 날보다 품고 있었던 날이 더 많게 되었고, 어느덧 나올 때만을 기다리는 시기가 되어 버렸다.

 

'갑자기 생겼다'라는 생각이 문득문득 떠오를만큼, 아이가 생겼다는 건 많은 변화를 불러왔다.

특히, 일을 하는 나에게 너무 힘든 일이었다.

몸도 몸이지만, 마음이 너무 힘들었다는게 솔직한 생각이다.

 

넉넉한 연봉과 사회적으로 인정 받는 지위를 내려놓고, 어째서 '엄마'라는 새로운 역할을 떠안아야 하는가(정말 느낌은 떠안는 기분)에 대해 고민할 여유가 없었음은 치명적이었다.

만일 누군가가 '엄마와 사회 생활 모두 성공할 수 있다'거나, '아이를 낳고 나서 돌아갈 수 있다'고 말한다면, 그는 분명히 미혼일거다.

샌드버그 같은 독하고 똑똑한 여자조차도 여성의 사회 생활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해야 할만큼, 전세계 어디를 가도 '엄마'가 일하기에 좋은 나라는 없고, 한편으로는 '엄마' 없이 잘 클 수 있는 아이도 없다고 보는게 맞다.

 

누군가는 나를 보며 가진 것이 많다고 부러워할지도 모른다.

사실 또래 아이를 품은 엄마들을 만나면, 종종 "애 낳고 마음만 먹으면 다시 사회생활 할 수 있어서 좋겠다"라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가진 것이 많아 보인다는 것은, 그 만큼 포기해야 할 것도 많다는 의미이지 않을까.

엄마가 되기를 선택했다는 것은 남보다 뒤쳐지는 것이 아니라 나의 길을 선택했다는 의미이기도 하지만, 나 스스로 매번 묻는다.

그 생각이 진심이냐고, 혹시 합리화하는 것은 아니냐고.

 

사람들은 말한다.

애 낳는게 무슨 유세냐는 식으로, 자기 새끼 낳으면서 포기니 뭐니 운운하는게 무슨 부모될 자격이 있냐는듯이 내뱉는다.

남편은 그런 글 보지 말라고, 세상물정 모르는 어린 것들이 인터넷에 싸지르는거라고 말하지만, 세상 어딘가에서 누군가는 그렇게 생각한다는 사실은 '사실'이겠지.

 

깊진 못했지만 많았던 고민들-

사회적으로나 개인적으로 아이는 낳는 것이 좋겠고, 내 커리어나 상황을 생각하면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른 다음에 낳는 것이 좋을지도 모르지만, 그러려면 노산이 되어서 아이에게 안좋을 수 있으니 차라리 서른까지 할 수 있는만큼 하고 빨리 낳는 것이 좋겠다-

하는.

 

내가 결국 그런 결정을 했다고 해서 내가 놓아야 했던 것들과 힘들어야 했던 고민들이 무시될 것은 아니니까.

샌드버그는 linkedin의 CEO 자리를 제안 받은 적이 있지만, 당시 둘째 아이를 준비 중이었기 때문에 거절했다고 한다.

그녀는 고민이 없었을까.

지금 잘되고 있다고 해서, 그 당시 샌드버그의 결정이 힘들지 않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애초에 '지금 잘되고 있다'는 판단 기준 자체가 지나치게 자의적인게 아닐까.

 

아니-

사실은 그것보다 갑돌이를 낳고 키우면서 난 여전히 과거의 성취감을 얻을 수 있을까 하는 것들이 더 고민이기도 하다.

솔직히 많이 무섭다.

아이가 이유가 되어 더 많은 것들이 내가 어찌 할 수 없는 것들이 될까봐, 그것 때문에 세상이 나를 보는 눈과 내가 나를 보는 눈이 비참해 질까봐, 그런데 그런 것들에 집착하느라 아이도 일도 모두 엉망이 될까봐.

 

머리로는 알고 있다.

내가 하기에 달린 거, 내가 옳은거, 내가 어떻게 하면 되는지, 내가 무엇을 하면 되는지.

하지만 잠이 오지 않는 밤이면, 마음 속 깊숙한 곳에 숨겨두었던 몇 %쯤 되는 생각들이 스물스물 기여 올라와서 밤새 괴롭힌다.

 

난 엄마가 되기에 너무 어린걸까, 아니면 이러면서 다들 엄마가 되는걸까.


덧글

  • 2013/07/16 20:32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3/07/20 01:17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custom the 2014/08/26 19:09 # 삭제 답글

    그들은 근처 어둠 속에서 볼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다른 포유 동물과 마찬가지로, 고양이는 가난한 색상의 비전과 인간보다 냄새가 더 나은 감각을 가지고있다. 되 독방 사냥꾼 불구 고양이 사회적 종이며, 고양이 통신은 발성의 다양한 사용을 포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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