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모 노마드씨



일과 생활의 균형 맞추기 # 삶+스물여덟 직장인

회사에서 나는, 심한 날은 30분짜리 미팅이 11개까지 잡힐 때도 있다.
차라리 4시간짜리 회의라면, 숨도 고르고 강약 조절도 해가면서 버텨볼텐데, 30분짜리 회의가 끈임없이 치고 들어오면 정말 당해낼 방법이 없다.
나와 미팅하는 사람들은 모두 나를 만나는 오늘의 첫 미팅.
결국 30분 단위로 다시 힘을 내는 수 밖에 없다.

나는, 미팅의 성공 여부는 상대방과 얼마나 적극적으로 긍정적인 에너지를 교류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렇게 모든 힘을 소진하고 나면, 정작 나의 소중한 사람들에게 쏟아 낼 에너지까지도 바닥이 나버린다는 것이다.

8년을 만나온 남자친구를 만나도, 뚱~
서울에 하나 뿐인 동생을 봐도, 뚱~

말하는건 물론이고, 듣기조차 힘들어서 이야기가 조금만 길어지면 내용을 놓쳐버리고, "그래서 뭐? 정리해줘-"를 연발한다.
정작 가장 소중한 사람들을 소중히 대할 여유조차 일어버린 셈이다.

개인적으로 워크홀릭이란 말을 좋아하지 않지만, 문득 이게 뭐 별건가 싶었다.
에너지 사용을 제어하지 못하고, 정작 중요한 곳에 사용할 힘조차 통제하지 못하고, 일에 다 쏟아내버리는 것.
이게 '홀릭'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간을 배분하고 에너지를 아껴야지.

내일은 조금 일찍 퇴근해서 데이트를 해야 겠다.
내가 하루 종일 어떤 일을 했는지 들려주고, 네 생각을 얼마나 많이 했는지 이야기해줘야 겠다.

소중한 것을 소중히 다룰 줄 아는 어른이 되어야지!

[푸딩탐구생활] 현관문 밖의 진실 편 # 고양이+ 푸딩 냐옹-



푸딩은 현관을 바라보며 생각해요.
아무도 말해주지 않지만 푸딩은 알고 있는게 있어요.

그것은 바로,
현관문 밖에는 지옥에서 온 개가 살고 있다는 사실이에요.

엄마는 가끔 현관문을 열고 지옥에서 온 개를 벽 뒤에 숨겨둔 채 한번 나와보라고 꼬셔요.
저런 저렴한 낚시질 센스는 어디서 배운건지 모르겠어요.
내가 낚이지 않자 엄마는 혼자 밖으로 나가요.
그러고 보면 저 여자는 참 용감해요.
아마도 지옥에서 온 개보다 더 센게 분명해요.
저녁이 되면 까먹을테지만, 지금 당장은 저 여자가 집에 돌아오면, 그만 덤벼야 겠다고 다짐해요.

이제 무서운 엄마는 나가고 만만한 누나만 남았어요.
쟨 그냥 듣보잡이에요. 없다고 생각하고 돌아다녀도 큰 차이 없어요.

뭘 가지고 놀까 고민해요.
오랜만에 전자렌지 윗 자리가 좋아보여요.
저 곳은 엄마가 있을때는 못가보는 곳이에요.
엄마한테 걸렸다간 장마철 길고양이마냥 분무기 공격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에요.

오랜만에 뒷 다리에 힘을 주고 전자렌지 위 명당으로 뛰어 올랐어요.

이런 젠장-

그 위에 있던 랩이며 키친타올 같은 것들이 시끄럽게 떨어졌어요.
하나도 안움직이고 올라올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내가 생각보다 큰 것 같아요.

그때 갑자기 현관문 밖에서 무슨 소리가 들려요.
지옥에서 온 개가 이것저것 떨어지는 소리를 들은 모양이에요.
완전 엿 됐어요.

우선 가장 안전한 것으로 알려진 누나가 있는 방 침대 구석 모서리 위로 올라가요.
이곳은 이 집에서 가장 안전한 자리에요.
여기서 3시간 이상 잠을 자도 아무도 건들지 않는다는 게 그 증거에요.

이 자리로 오면 조금 자신감이 생겨요.
현관문을 향해 위협적인 협박을 날려요.



크!앙! 나도 맹수과라능!!
내 먼 친척형들이 과천이랑 용인 쪽에 많이 있다능!!



현관문 밖에 조용해졌어요.
하긴 내가 생각해도 정말 위협적인 협박이었어요.
한번도 본적은 없지만 친척형들을 팔아 넘긴건 잘한 것 같아요.

오늘도 무사히 낮잠을 잘 수 있을 것 같아요.
이상 푸딩의 탐구생활이었어요.

고양이의 낮잠 # 고양이+ 푸딩 냐옹-




나른한 푸딩의 시간. 

눈에 띄는 것은 이토록 작은, 이것. 






세상 모든 걸 잡고 싶은 작은 앞발. 지금은 잠시 휴식 중.

그 동안 꼭꼭 숨어라, 온 세상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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